주식으로 자본주의 배우기 - 제4화 : 주식이란 무엇인가?
주식으로 자본주의 배우기 - 제4화
주식이란 무엇인가?
회사의 일부를 갖는다는 것의 의미
주식의 유래
주식의 개념은 고대부터 있던 것은 아닙니다.
오늘날과 같은 구조로 발전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현대적 의미의 ‘주식회사’는 17세기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VOC)입니다.
이 회사는 1602년에 설립되었으며, 세계 최초로 주식을 발행하고 거래소에 상장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대항해시대였고, 유럽 각국은 배를 띄워 아시아 무역을 확대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항해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고, 도중에 풍랑을 만나거나 해적을 만나는 등 실패하면 큰 손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인도회사는 한 사람이 큰돈을 내는 대신,
여러 사람이 조금씩 돈을 모으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돈을 낸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지분’, 즉 몫을 나눠주었습니다.
쉽게 말해, 항해에 필요한 큰 돈을
여러 명이 함께 부담하고,
그 대신 나중에 무역으로 돈을 벌게 되면
각자 낸 돈의 비율만큼 나눠 갖는 구조였습니다.
이 구조는 지금의 주식 투자 방식과 거의 같습니다.
돈을 낸 만큼 회사를 조금씩 나눠 갖고,
그 회사가 이익을 내면 함께 이익을 나누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생긴 것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주식의 원형입니다.
이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각국으로 이 모델이 퍼졌고,
19세기 이후 산업혁명과 함께 대규모 자본 조달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주식회사는 그 자체로 현대 자본주의를 떠받치는 핵심 구조가 되었으며,
주식 시장도 함께 발전해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습니다.
주식은 회사의 지분이다
주식은 어떤 회사의 소유권 일부를 나타내는 증표입니다.
회사가 발행한 전체 주식이 1억 주라면, 그중 1주를 가진 사람은 1억 분의 1을 소유한 셈입니다.
단순히 돈을 투자한 게 아니라, 회사를 구성하는 지분의 일부를 가진 것입니다.
이 말은 그 회사의 성장과 이익에 대해 일정한 권리를 가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은 이렇게 수많은 주주들의 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지분은 거래소를 통해 사고팔 수 있는 형태로 유통됩니다.
주식을 발행하는 이유
회사가 사업을 키우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자금이 필요합니다.
이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주식을 발행하는 일입니다.
회사는 자기 지분 일부를 외부 투자자들에게 나눠주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자금을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새로운 빚을 지는 것이 아니라,
자본을 넓히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하게 됩니다.
주식을 일반에 공개하고 시장에 상장하는 절차를 IPO(기업공개)라고 하며,
이는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는 출발점입니다.
아이스크림 가게로 설명하는 주식발행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 한 곳이 있습니다.
가게 주인은 매장을 더 많이 열어 전국으로 사업을 키우고 싶습니다.
하지만 매장을 새로 열려면 돈이 많이 필요합니다.
가게 주인은 은행에서 빌릴 수도 있지만,
빚을 지면 매달 이자를 내야 하고,
만약 사업이 잘 안 되면 빚을 갚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인은 비싼 ‘아이스크림 이용권’을 만들어 팔기로 합니다.
본인이 '아이스크림 이용권'을 팔기로 했다는 사실을 마을 게시판에 올립니다. (IPO 기업공개)
이 이용권은 하루에 매장 한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한번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용권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가게 일부를 같이 갖는 것’과 같은 권리를 줍니다.
주식을 가진다는 것의 의미
주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맡긴 것과는 다릅니다.
그 회사의 일부를 보유한 ‘주주’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주주는 회사가 이익을 낼 경우 배당금을 받을 수 있으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격이 생깁니다. 또한 회사가 청산될 경우 남은 자산이 있다면, 법적 순서에 따라 일부를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회사가 빚을 지고 망하더라도 주주는 투자한 금액까지만 손해를 봅니다.
추가로 갚을 책임은 없습니다.
이러한 구조를 유한책임이라고 하며, 주식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가 됩니다.
아이스크림 가게로 설명하는 주식을 가진다는 것의 의미
아이스크림 가게 사장은 이용권을 판 금액을 이용해 경쟁자들보다 빠르게 가게를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이용권을 가진 사람들은 매장 어느곳에서나 하루에 아이스크림을 한 개씩 먹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이용권을 이용해 하루에 열 개가 넘는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은 손님이 식중독으로 병원에 실려갔다는 뉴스가 매일 보도되기 시작하더니 가게의 매출은 금새 떨어져서 결국 가게를 접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용권을 가진 사람들은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어졌습니다.
이렇듯 이용권을 구매한 사람들은 가게의 성장에 따라 더 많은 이익을 얻기도 하고 가게의 쇠퇴에 따라서 돈을 주고 구매한 이용권을 이용하게 되지 못하는 손해를 입기도 합니다.
주식은 어떻게 사고파는가
주식은 일상적인 물건처럼 사고팔 수 있습니다.
증권사에서 계좌를 만들고, 주식 거래가 가능한 앱을 통해 주문을 넣으면 됩니다.
이 거래는 한국의 경우 코스피나 코스닥 같은 증권거래소에서 이뤄집니다.
장중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사고팔고 있으며,
가격은 실시간으로 변동합니다.
이 과정은 대부분 자동화되어 있고,
개인은 클릭 몇 번으로 주식을 보유하거나 매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주식의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주식의 가격은 기업의 실제 가치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이 오르고, 팔려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이 내립니다.
이러한 원리를 수요와 공급이라고 합니다.
기업의 실적, 전망, 뉴스, 세계 경제 상황, 금리, 환율, 심지어 사회적 분위기까지
모든 요소가 주식 가격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실적이 좋은 기업의 주가가 오르기도 하고,
반대로 실적이 나쁜 기업의 주가가 오르기도 합니다.
이런 점 때문에 주가는 언제나 실제 가치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가게의 수요와 공급
여름철, 동네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이 시원하고 맛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사러 옵니다.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수요 증가)
아이스크림이 부족해지기 시작합니다.
가게 주인은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조금 더 비싼 가격에도 아이스크림을 사려고 하니,
가격이 올라가게 됩니다.
반대로 사려는 사람이 적으면(수요 감소)
날씨가 추워지거나,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덜 찾으면
아이스크림이 많이 남아 돌게 됩니다.
가게 주인은 남은 아이스크림을 빨리 팔기 위해
가격을 내립니다.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에 아이스크림을 사게 됩니다.
이처럼, 아이스크림 가격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고 싶어하는지(수요)와
가게에서 얼마나 많이 팔고 싶어하는지(공급)에 따라 변합니다.
아이스크림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그러나 가격은 단순히 수요와 공급에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아주 수많은 요인들에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특히 사람들의 심리에 기인한 경우가 있습니다.
예제 1. 특별한 소문으로 가격이 급등한 경우
어느 날, 가게에서 “곧 한정판 신제품 아이스크림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사람들은 신제품을 먹고 싶어 급히 가게로 몰려들었습니다.
이 소문만으로 아이스크림 수요가 급증했고,
가게 주인은 가격을 올려도 쉽게 팔렸습니다.
실제로 아직 신제품은 나오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기대감과 관심이 가격을 끌어올린 것입니다.
예제 2. 안 좋은 소문으로 가격이 급락한 경우
반대로, 가게에 “재료가 안전하지 않다”는 안 좋은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스크림 맛과 품질은 변함없었지만, 사람들은 불안해하며 구매를 멈췄습니다.
수요가 급감하자, 가게 주인은 가격을 낮추었지만
가격은 계속 떨어졌습니다.
이밖에도 예측하지 못한 자연재해, 세계 각국의 경제 관계, 전쟁, 환율 및 무역수지, 정책발표 등의 여러 이유로 가격은 변동합니다.
주식의 진짜 가치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주식의 진짜 가치는 무엇일까요? 그 기업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를 내재가치라고 부르며,
재무제표, 산업 전망, 경쟁력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하지만 앞서 아이스크림의 예시를 든 것처럼 시장에서는 늘 이런 내재가치대로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기대, 유행, 공포, 흥분 같은 감정이 가격을 흔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단기적인 가격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이해하고 투자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식은 투자일까, 투기일까
누구나 주식을 사는 이유는 이익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그 접근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주식을 사는 반면,
어떤 사람은 단기적인 가격 변화만을 노리고 사고파는 데 집중하기도 합니다.
전자는 투자에 가깝고, 후자는 투기에 가깝습니다.
둘 중 무엇이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자신이 어떤 관점으로 주식을 사고 있는지 자각하는 일은 필요합니다.
왜 주식을 공부해야 하는가
주식은 단순히 수익을 위한 수단을 넘어서,
자본주의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창입니다.
기업은 주식을 통해 성장 자금을 마련하고,
개인은 그 기업에 참여하여 이익을 공유하며 자산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는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
일하는 직장, 투자하는 기업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줍니다.
주식을 공부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경제 시스템을 이해하려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또한 주식은 개인과 기업, 자본과 노동, 생산과 소비가 만나는 지점에 있습니다.
한 주를 보유한다는 것은 회사의 일부를 갖는 일이며,
그 회사의 성장과 함께 내 자산도 자라납니다.
이 작은 단위 속에는 자본주의의 원리,
사람들의 판단, 시장의 심리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주식을 이해한다는 것은 곧 이 구조를 이해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맺음말
‘주식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그저 가격이 오르내리는 숫자라고만 생각했던 주식이,
회사의 일부를 갖는 것이고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내가 참여할 수 있는 통로라는 걸
조금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운 개념들이 많았습니다.
회사가 주식을 왜 발행하는지,
왜 가격이 실적과 다르게 움직이는지,
그리고 그 안에 사람들의 심리까지 작용한다는 사실까지 말입니다.
아직 완전히 다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주식을 공부한다는 건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일이 아니라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하려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이해가 깊어질수록, 판단도 조금씩 나아질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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